2014년 2월 13일 목요일

아침엔 태평양서 해맞이, 저녁엔 댄스파티… 꿀맛쇼핑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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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엔 태평양서 해맞이, 저녁엔 댄스파티… 꿀맛쇼핑은 덤



















    ㆍ한·중·일 경유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카’ 승선기

    ㆍ단체고객 많고 먹을거리·놀거리 풍부… 카지노는 예상대로 북적북적

    “코스타 아틀란티카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승객들은 서둘러 ‘바다 위 호텔’에 오르고 싶어했지만 마도로스 복장을 한 승무원들이 제지했다. 그들과 기념촬영을 마쳐야 크루즈선에 승선할 수 있었다. 터미널에서 배까지 이어지는 긴 복도인 ‘갱웨이’는 사진을 찍기 위해 늘어선 줄이 50m 넘게 이어졌다. 승무원들과 찍은 사진은 선내 스튜디오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안 찾아도 그만이다.

    지난달 24일 8만6000t급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카호’가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했다. 4박5일 일정으로 일본 나가사키와 제주를 거쳐 상하이로 되돌아온다. 아틀란티카호는 아시아를 운항하는 크루즈선 중 가장 크다. 길이 293m, 폭 32m로 아파트 10층 규모다. 2600여명이 승선할 수 있는데 승무원만 700여명이다. 상하이가 모항인 만큼 승객은 대부분 중국인이다.


    크루즈가 항해하는 동안 선내에서는 댄스파티가 열린다(위쪽 사진). 승객들은 바다가 보이는 창문 앞에서 독서를 하거나(가운데) 야외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크루즈 여행은 묘한 동경을 일으킨다. 서양 부자들만의 여행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아시아권에서도 급속히 대중화하고 있다. 크루즈선은 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것처럼 화려한 샹들리에로 꾸민 연회장과 로비가 있고, 객실과 복도에는 명화가 걸려 있다. 객실은 가격에 따라 다양했다. 둥그런 창을 통해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오션뷰가 있는가 하면 아예 밖을 볼 수 없는 객실도 있다.

    배에 오르자마자 또 사진을 찍어야 한다. 승선카드에 들어갈 증명사진이다. 승선카드는 선내 신분증이자 모든 결제를 하는 데도 쓰인다. 짐을 풀 틈도 없이 사이렌이 울렸다. 안전훈련이다. 모든 승객이 구명조끼를 입고 구명정이 있는 갑판으로 모였다. 승무원들은 탑승객 명단을 확인하고 구명조끼 입는 방법, 구명정 이용 요령 등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한 승무원은 “2012년 1월 지중해 인근에서 좌초된 콩코르디아호 사고 이후 안전훈련을 강화했다. 안전훈련을 받지 않으면 크루즈 관광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객실로 배달된 선상신문엔 하루 일정 빼곡

    안전훈련을 마친 뒤에야 모든 승선 절차가 끝났다. 출항이다. 아틀란티카호가 물살을 가르며 서서히 부두를 벗어났다. 출렁임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배가 육지에서 멀어지자 스마트폰에 ‘로밍서비스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객실에는 매일 아침 선상신문이 배달됐다. 이벤트 일정과 각종 시설의 사용시간, 식사메뉴 등 하루 일과 정보를 제공한다. 첫날 배달된 신문은 오후 8시 2층 대극장에서 라스베이거스식 마술쇼, 오후 9시45분 2층 라운지에서 ‘라틴파티’가 열리고, 오후 11시에는 디스코클럽이 문을 연다고 소개했다.

    가족 단위 승객이 많아 보였다. 할아버지와 부모, 손자 등 3대가 함께 어울려 다니는 모습이 흔했다. 상하이에 사는 웨이(45)는 “부모님과 남편 등 6명이 이번 여행에 왔다. 딸아이가 제주도를 무척 가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승선한 2100명의 여행객 중 미성년자는 300여명이었다. 지중해 크루즈는 노년부부들이 많지만 아시아 크루즈는 가족이나 동문회, 계 등 단체고객이 많다. 유치원 교사를 하고 있다는 우후(25)는 “휴가를 보내기 위해 고교 친구 2명과 함께 한·중·일 크루즈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천장에 샹들리에가 달린 호화로운 식당은 승객 1000여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10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2층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마치자 본격적인 놀거리가 펼쳐진다. 마술쇼나 라틴댄스 파티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카지노로 달려갔다. 룰렛, 슬롯머신, 바카라, 블랙잭 포커 등이 있다. 카지노는 하루 1000달러로 사용액이 제한돼 있다. 하지만 이는 선상카드를 이용할 때 얘기고 개인적으로 돈을 가져오면 더 사용할 수도 있다. 카지노는 금세 북적거렸다. 슬롯머신 쪽에서는 대박이 터졌는지 칩이 무더기로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작이나 카드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여행 2일째 오전 7시쯤 검푸른 태평양 가운데 해가 두둥실 떠올랐다. 9층 갑판에서는 손을 맞잡은 연인들이 해맞이를 하고 있었다. 제주도 남쪽 공해상을 지나 나가사키까지 24시간을 바다 위에서 보내야 한다. 대양 한복판이어서 큰 파도를 만날 때 가끔 배가 흔들렸지만 멀미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 오전 7시부터 8층 피트니스센터가 문을 연다. 바다를 보면서 러닝머신 위를 뛰거나 실내 자전거를 탈 수 있다. 피트니스센터 밖은 갑판을 따라 간이 러닝트랙이 설치돼 있다. 터키식 욕탕과 사우나도 있다. 다만 물이 미지근하고 열기가 높지 않아 온천이나 사우나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오전 11시 선장이 초청하는 파티가 열렸다. 남자는 나비넥타이에 양복, 여성은 드레스를 입을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인은 체육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참석했다.

    최상층인 9~10층에는 실내외에 수영장이 있다. 겨울 크루즈는 수영을 즐기기엔 추워 이용객이 많지 않다. 규모도 협소했다. 옥외 선배드 위에는 파란 하늘과 바다를 감상하는 승객들이 모여들었다.

    여행 3일째인 26일 일본 나가사키항에 입항했다. 크루즈 전용터미널을 거쳐 나오니 곧바로 나가사키 시내다. 오페라 <나비부인>의 무대가 된 글로벌 정원과 원폭기념관, 평화공원 등이 방문지다. 조용했던 시내가 일순간 북적인다. 나가사키 명물인 카스텔라를 구입하는 관광객이 많았다. 한 상인은 “중·일관계가 소원해진 이후 한동안 중국발 크루즈선이 오지 않았는데 간만에 활기를 띤다”며 반겼다. 크루즈 승객은 소득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1인당 지출액이 많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1인이 한국에서 쓴 돈은 998달러(약 105만원)였다. 체류시간이 하루가 채 못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관광객이다.

    ■ 접안시설 태부족 ‘기항 로비’ 벌이기도


    아틀란티카호는 여행 나흘째인 27일 오전 9시쯤 제주외항에 도착했다. 크루즈가 제주에 머무는 시간은 6시간이었다. 양양(17)은 “테디베어 뮤지엄에 간다”며 서둘러 하선했다. 제주는 중국인이 선호하는 관광지다. 제주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크루즈선이 186회 입항해 38만명이 찾았는데 올해는 266회,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크루즈 접안시설이 부족해 크루즈 선사들이 기항하게 해달라고 오히려 로비를 벌이는 정도”라고 말했다. 오후 3시 제주 방문을 마친 아틀란티카호는 모항 상하이로 떠났다.

    크루즈 여행 비용은 일정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1인당 150만~20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다 선내와 기항지에서 추가적으로 쓰는 돈을 생각하면 50만원 정도 더 든다고 봐야 한다. 타 여행과 비교해보면 싸다고 하기 어렵지만, 아주 고급스러운 것도 아니다. 국내에서는 오는 5월쯤 ‘인천~일본 오키나와~부산’ 등을 잇는 상품이 나올 예정이다.

    ■ GDP 3만달러 ‘크루즈 시대’를 대비할 때

    통상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으면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한다. 업계에서는 2010년 130만명이었던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2020년에는 700만명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한다. 한국을 찾은 크루즈 여행객은 2009년 7만명에서 지난해는 72만명으로 급증했다. 국내 기항 크루즈선은 같은 기간 97대에서 443대로 늘었다.

    짧은 시간 급속하게 크루즈선 기항이 늘면서 크루즈선 전용 접안시설이 부족하고 관광객이 즐길 프로그램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한국 동해안~일본~러시아’를 잇는 환동해권 크루즈는 국내 항만시설이 부족해 상품 개발이 가로막혀 있다.현재 국내 크루즈 여행객은 연 2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일본 20만명, 중국 100만명에 비해 크게 적다. 롯데관광은 “인천, 부산, 제주는 크루즈선의 모항 혹은 기항지로서 좋은 지정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크루즈가 활성화하면 국내 관광산업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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