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전국 사통팔달로 깔려있는 인터넷 망과 고연령층까지 인터넷 활용능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다.
그러나 이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인터넷도박의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최근 김용만, 탁재훈, 이수근 등 연예인들에게까지 만연해 있는 인터넷도박은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본보는 인터넷 도박으로 무너진 중독자와 그 가족 등이 받은 피해, 대안 등 인터넷도박 문제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30대 기혼에 회사원인 A씨는 강원도의 한 스키장을 갔다가 우연히 들른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처음 접한 ‘바카라’를 통해 운 좋게 100만원가량을 땄다.
손 맛(?)을 제대로 본 A씨가 강원랜드를 수시로 다닌 것은 불운의 시작으로, 급기야 가족들의 의심까지 받았다. A씨는 가족들의 의심을 받지 않고 일을 해야하는 주중에도 바카라를 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우연히 휴대폰에 온 스팸문자를 통해 인터넷 불법카지노에 가입하면서 고민을 해결했다.
인터넷 도박 초기 A씨는 퇴근 이후 PC방에서 주로 베팅을 했다. 이후 업무 중에는 인터넷 창을 켜놓고, 출ㆍ퇴근 지하철 안에서는 휴대폰으로, 퇴근 후 집에서는 테블릿PC를 통해 도박을 계속했다. 회사 동료에게 돈을 빌리고 무리한 대출까지 받게 된 A씨가 인터넷 도박으로 날린 돈은 1억5천만원가량. 회사에서 징계를 당한 것은 덤이다.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에서 인터넷 도박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바카라 등의 게임을 하는 인터넷 카지노와 국내외 할 것 없이 축구와 야구는 물론 골프까지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 불법 베팅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스포츠토토가 대표적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청년층이 P2P사이트의 온라인 실황중계까지 이용해 베팅을 할 수 있는 불법사이트까지 즐비하다.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규모는 100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중 합법 사행산업이 20조원을 넘었으니, 불법 사행산업의 규모를 짐작게 한다.
특히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의뢰해 받은 보고서에는 인터넷라이브ㆍ웹보드게임ㆍ인터넷릴게임 등 불법 인터넷도박 금액이 17조985억원 가량에 달한다. 이같이 인터넷 도박이 만연하고 있지만, 당국의 단속은 그때그때 다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경기도에서 도박으로 형사조치된 인원은 1만4천673명이다. 그러나 2010년 7천 535명, 2011년 8천197명, 2012년 5천866명이며 올 9월까지는 4천126명으로 감소 추세다.
2009년에 형사조치된 사람이 많은 이유는 그 해에 인터넷도박 단속 강력 추진에 따른 것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결국 집중적인 인터넷 단속은 2009년 이후 없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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